[웰컴 투 마이월드] - 코믹 추리 뮤지컬 ^^ by 비와이슬

뮤지컬 시사회에 당첨되었다. ^^V
사실 공연보다는 영화와 더 친하고 특별히 공연을 보러가진 않는다. 마지막으로 봤던 뮤지컬이 뭐였는지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다만 예술의 전당에서 봤던 기억과 주연배우 여자의 얼굴만 기억난다. 이름도 기억안난다. ㅋㅋ TV에도 꽤 나왔던 여배우인데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으니까.

암튼 정말 오랜만에 뮤지컬을 봤다.
마침 리뷰 당첨된 날이 6월의 마지막 날인 관계로 같이 가고싶었던 이와 갈 수가 없었다. 월말엔 직장인들이 대부분 바쁘니까. 슬펐다. ㅠ.ㅠ

이 뮤지컬은 명동 해치홀에서 하는데 첨 가봤다. 찾기는 쉬웠다. 명동 지하철역 6번 출구를 나와 쭉 올라가면 두 블럭쯤 지나 바로 보인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티켓을 받았다.
잠시 놀다가 공연 개시 1분 전에 들어갔는데... 잉! 소극장이다. ㅋ
여기서 나의 공연관람 경험이 일천하다는 게 드러난다. 난 소극장 뮤지컬은 첨이었다. 내가 관람했던 것들은 주로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같은 대형무대서 하는 것이었기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ㅋ

해치홀은 아담했다. 약 250석 정도 되어 보이는 공연장인데... 암튼 아담했다.
일단 이 작품 외적인 문제일지 모르겠지만 해치홀은 공연관람에는 별로였다. 난 앞에서 두번째 줄에서 봤는데 첫째줄 사람에 가려서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의 허리 아래는 잘 보이지 않았다. 앞 사람 사이에 배우가 위치하면 보이지만 앞 사람에 가리면 허리 아래는 보이지 않는다. 처음 시작때 살해당한 스튜어디스의 쓰러져 있는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서서 춤추고 연기하니까 그럭저럭 봐줄만은 한데, 좀 많이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장기공연을 할 생각이라면 객석을 계단식으로 만드는 문제는 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관객들에겐 마이너스로 비춰지니까.

공연으로 돌아가자.
무대는 단순하다. 뒷면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출입문은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효과를 주었다. 재미있고 나름 괜찮았다. 그 외엔 바닥에 약간의 장치 외에 특별한 무대장치는 없다. 조명으로 대부분 커버한다. 조명을 보면서 역시 공연예술은 조명의 효과가 엄청나다고 느꼈다. 단순하지만 이 작품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무난했다.

뮤지컬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같은 문외한이라도 철저히 느낄 수 있었다. 음악 한 3곡 정도는 참 좋았다. 무슨 무슨 곡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 정도는 아주 듣기좋았고 나머지는 보통이었다. 싫지도 좋지도 않은 그런 상태. 다만 가사는 살짝 유치한 느낌이 드는 것도 있었다.

내용은 스튜어디스 한명이 살해당하고 그 범인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범인을 꼭 찾아야하는 그런 깊은 몰입감을 주지는 못하지만 나름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게 잘 끌고간다. 그리고 마지막 범인의 반전은 그런대로 괜찮고 좋았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남자 형사가 범인 하나하나를 상상으로 조종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들은 가장 웃겼고 아주 연기도 좋고 재미있었다. 특히 최선희인가 스튜어디스역의 배우연기 매력있었고 웃겼다. 추정화, 이재규, 이주현, 최선희씨가 나오는 공연을 보았는데, 이재규씨와 최선희씨의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용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스토리 다 알면 재미없으니까. 다만 살짝 늘어지는 느낌을 주는 곳이 두 곳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웃기고 재미있다. 웃음코드는 대체로 잘 만들어가는데 가끔 억지로 웃음을 강요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런 곳은 사실 웃기지 않았고 오히려 억지스러운데, 다행인 것은 그런 곳보다 정말 빵 터지게 웃기는 곳이 두 배쯤 더 많다는 것이다.

연기나 노래, 춤을 전문적으로 평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그냥 무난했다고 생각한다. 춤도 무난했다. 아주 화려하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 즐길만 하고 무난하다고 생각한다.

한 두가지 단점을 이야기하겠다.

이 뮤지컬은 요즘 추세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섹스코드가 꽤 많이 등장한다. 여형사의 힙을 만지는 장면이나 탱고를 연상케 하는 장면, 게이가 등장하고... 이런 류가 많은 편이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영화 '폴 몬티'를 연상케 하는 장면이 있는데, 남자 출연배우 전체가 벗은 것과 다름없는 그물망사를 위에 걸치고 아래는 가죽 느낌의 팬티차림으로 군무를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이 장면엔 여형사가 SM장면을 표현하기도 한다. 검은 가죽상의와 핫팬츠차림으로 채찍을 휘두른다.
최근 '짐승돌'이 유행하는 추세를 따라한 것 같은데, 여자 관객들에게 눈요기거리를 제공할 지는 모르겠다. 다만 남녀 동반으로 관람하는 관객들이라면 좀 별로일 것 같다. 이 부분은 뭐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난 애인이랑 이런 장면을 보고싶지는 않다.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끝부분에 여형사가 괴로워하면서 사표내고 이것을 남형사가 말리고 위로하고 사랑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조금 식상했다. 오히려 좀 쿨하게 대처하는 여형사로 그리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결론은 재미있고 볼만한 공연이었다.
1시간 40분의 공연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참, 상당히 웃기는 공연이기도 하다. 사이사이 꽤 웃었다.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래는 '웰컴 투 마이월드'의 공연정보다.




덧글

  • realove 2010/07/01 08:34 # 답글

    소극장 뮤지컬도 완성도 높은건 감동도 있고 좋더라구요...우리식으로 각색한 <우리동네>라는 소극장 뮤지컬이 가장 기억에 남는군요.

    요즘은 영화 보느라 바빠서...
    진한 감동과 웃음이 있는 좋은 작품을 또 만나고 싶네요.
  • 비와이슬 2010/07/01 12:29 #

    네.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
    공연장은 좀 별로였지만요. ㅎㅎ
    즐거운 여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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