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8일
채굴장으로 - 아름다운 문장과 여성의 섬세한 감정
채굴장으로이노우에 아레노 지음, 권남희 옮김 / 시공사
나의 점수 : ★★★★
2008년 나오키상 수상작이다.
사실 '나오키상'이 뭔 상인지 모른다. ^^;
책을 다 읽고난 느낌은,
아주 정갈하고 담담한 산나물 같은 느낌이다. 진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깔끔하고 정갈하면서도 은은한 향기가 있는 그런 느낌.
이 소설은 연애소설이라고 하기엔 왠지 적합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외엔 또 딱히 표현할만한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애정소설? 감성소설? ㅎ
주인공인 '아내'가 느끼는 새로운 남자에 대한 미묘한 애정에 관한 소설이다.
야한 것 전혀 없고, 불륜을 감행하지도 않는다.
남편을 사랑하면서도 꽤 긴 시간이 흘렀을 때, 한번쯤 곁눈질하게 되는 그런 아내를 그리고 있다.
문장은 참 깔끔하다. 군더더기도 없고 부족하지도 않고 적절한 느낌. 그리고 아름답다.
지루하지도 않고 술술 읽힌다. 하지만 뭔가 강렬하고 짜릿한 것은 없다. 참 담백하다.
맛은 있는데, 담백하다. 긴장도 격렬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고 적당하다.
마음에 드는 구절, 몇 군데 인용한다.
[봄 남편, 여름 남편, 가을 남편, 겨울 남편. 나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누구일까. - p.108]
[예를 들면 우리가 만나기 전, 도쿄에서 지낸 그의 생활에 대해 전부 다 들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내가 모르는 것은 아는 것을 더욱 돋보이게 할 뿐이다. - p. 109]
["당신은 어디에도 가고싶지 않습니까?"
그런 건 생각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질문을 받고 보니 왠지 줄곧 그 말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도 든다. - p.174]
["이상하지만, 정말이야. 유감스럽게도. 결혼에는 흥미 없지만, 아내는 되고 싶어. 어떤 기분이 드는지 알고 싶어." - p.227]
["터널을 파나갈 때 제일 끝에 있는 지점을 채굴장이라고 합니더. 터널이 뚫리면 채굴장은 없어지지만, 계속 파는 동안은 언제나 그 끝이 채굴장이지예." - p.258]
결론은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의 소설이다. 그리고 무척 섬세하다.
별점을 5개 대신 4개만 찍은 것은, 색다른 경험이라 읽을만했고 좋았는데, 다만 삼각관계에 관한 이런 내용은 중년의 나에겐 별로 흥미가 없다. 그래서 4개 찍었다. ^^
사족) 렛츠리뷰 걸릴 것이라곤... ㅋ
걸리기도 하는군. 내게도. ^^
# by | 2009/05/28 02:10 | 책 감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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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찾아봐야겠어요.
최악의 우울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 문학과 예술의 여유가 그립네요.
허나 아직은 멍한 상태입니다.
저는 왠지 안 맞는 듯 했죠. 특히 갑자기 천사가 등장하는 데서 확 깼다죠. ^^
근데 유명한 것 보면 분명 그 만의 매력이 있을 텐데...
저랑 맞지않는 건지, 아직 못찾은 건지... 암튼 그렇군요. ㅋ
속히 힘찬 나날로 돌아오시길 바랍니다.